낮은 진료비·각종 규제로 경영난 심화돼

타과에 비해 급여진료가 많았던 동네 이비인후과 의원들이 경영난을 벗어나기 위해 비급여 진료 특화에 나섰다.

의료계에 따르면 동네 이비인후과들은 최근 경영난이 심각한 상태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A이비인후과 원장은 “이비인후과의 경영난은 하루 이틀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겉으로는 환자가 많아 보이지만 차등수가 적용도 받고 건당 진료비도 가장 낮은 수준이어서 시간이 지날수록 수익이 줄고 있다”고 밝혔다.

이러한 동네 이비인후과의 경영난은 낮은 건당 진료비와 한의원 등과의 진료 경쟁 등 여러 가지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이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으며 동네이비인후과들은 경영난 극복을 위해 본래 이비인후과 영역에서 심화된 전문 클리닉 등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있다.

이에 대한이비인후과 개원의사회에서는 21일과 22일 알러지클리닉, 보청기 클리닉, 코골이클리닉 등 비급여 진료에 대한 강의를 하는 개원워크샵을 진행하며 약 200여명의 의사들이 등록을 한 상태라고 밝혔다.

◇ 이비인후과 경영난, 무엇이 문제인가?

“내부적으로 조만간 이비인후과도 흉부외과나 일반외과, 산부인과 수준으로 전략할 것이라는 위기감을 가지고 있다”

대한이비인후과 개원의사회 홍상수 회장의 말이다. 홍 회장은 이비인후과가 급여 항목이 많지만 차등수가의 영향을 많이 받고 있으며 이 외에도 의약분업 이후 재정 안정화를 위해 시행된 각종 규제들을 10년 동안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배출 인력은 많지만 일반적인 김기과나 호흡기질환등이 보험안에 묶여 있어 수익성이 계속 떨어지고 있으며 이로 인해 전공의들 중에서 이비인후과를 지원하는 지원자들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홍 회장은 “종합병원이나 수련병원에서 일차·이차기관에서 다룰 수 없는 환자들을 선별해 진료가 이뤄져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고 있다”며 “교육과 연구를 우선시 해야하는 병원들이 진료를 우선적으로 하게 된다면 후에 환자에게 대형병원에 걸맞는 진료의 질을 보장하기 어려울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 이비인후과 비급여, 필요성 높아

동네 이비인후과 의원들이 비급여 진료과목에 관심을 보이는 것은 단지 수익성만은 아니다.

이비인후과 의원들은 무엇보다도 정확한 진단을 위해 비급여 진료의 활성화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대한이비인후과 개원의사회 박국진 보험이사는 “예전에 비해 경부 초음파가 늘고 있다”며 “초음파를 동원해 진료시 단순히 만져 보는 것보다 염증인지 종양인지 비교가 가능해 정확한 진단을 내릴 수 있다”고 밝혔다.

또한 과거에는 의료기기등의 부족으로 대학병원으로 전원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지금은 동네 의원에서도 검사가 가능할 정도로 발전했다고 덧붙였다.

박 이사는 “진료형태가 변화하고 있다”며 “기존에 환자에게 제공했어야 했지만 기기 등이 없어서 대학병원으로 전원했던 질환에 대해 이제는 동네의원에서 진료를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동네 이비인후과 의원들은 대형병원의 외래 증가를 막기 위해선 무엇보다 환자들의 인식변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B이비인후과 원장은 “대형병원에 대한 막연한 생각을 가지고 있는 환자들이 많다”며 “대형병원의 환자 쏠림 현상을 줄이기 위해서는 의료전달체계의 변화도 필요하겠지만 무엇보다도 환자의 인식 변화가 최우선적으로 진행되야 한다”고 말했다.